남두육성 / 조미정 산방에 올라 별의 일주운동을 찍는다. 카메라 조리개를 활짝 열어 놓고 연달아 자동 셔터를 눌러댄다. 하늘 전체가 둥글게 펼쳐진 우산 속 같다. 지구 자전축이 회전하면 주변의 천체들도 덩달아 뱅그르르 동심원을 그린다. 북극성 가까이 머문 별들은 황소걸음으로 걷고, 멀리 떨어진 별들은 앙가발이 걸음으로 달려간다. 그 중에서 별자리 하나가 유난히 시선을 끈다. 남두육성은 은하수 남쪽 끝에 국자 모양으로 엎어져 있다. 북두칠성과는 모습이 비슷한 듯 사뭇 다르다. 별의 개수가 하나 모자란 여섯이고 국자 부분도 찌그러졌다. 크기가 작으며 더 어둡다. 짝퉁 별자리라서 구석으로 내몰렸을까? 행색이 남루하여 무대에 오를 만한 자신감이 부족했을까? 사시사철 하늘 높이 붙박인 북두칠성과 달리 남두육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