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몽돌 해변에서 / 최재영학이 비상하는 소리였을까달빛 머금은 검은 돌들이밤새 달빛을 토해내는 소리였을까숨 넘어가도록 차오르는 파도는물거품 부글거리는 생의 내륙까지막무가내 제 속내를 들이미는 중이다달빛을 베고 날아올는 학은몽글몽글 돌 부딪는 소리를 물어나르며멀고 먼 시간 속을 항해하는 지도 모른다태초 이래 두근거리며 열고 닫힌 해안선간밤에도 젖은 눈을 감았다 치켜뜨는지무수한 물방울이 튕겨오르고밤이면 수천 개의 별들이멀리 은하까지 해안선의 표정을 타전한다흑진주 몽돌은 수억 광년 떨어진 별들의 흔적이다깊어진 연륜을 다독이며젖은 날개를 터는 학 한 마리마침내 눈부신 비상을 시작한다. 멸치들의 반가사유상 / 이서여기는 외포항, 작고 비린 것들이 밝고 명랑하다살아서는 줄줄이 달고, 죽어서는 외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