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 /김왕노 잠든 아버지 내가 벗어 던진 헌 옷 같다.다려도 주름이 사라지지 않는 아버지스타일도 뭐도 없이덧대 바느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실밥 터지고 낡아 남루한 아버지어머니도 손질하다가그냥 쓰레기통에 버릴 아버지일터에서 지쳐 돌아와쉰내 나는 곤한 잠이 들었다.뱀 허물처럼 늘어져 잠이 들었다. 피곤한 세상을 두고겨우 잠으로 도망가신 아버지 흑 하고 치받는 내 울음이 들킬까 봐아버지에게서 멀어지자아버지는 한 번 더 버려지는 헌 옷이다. 경상도 가랑잎/김왕노 보훈병원 병상에 가랑잎이 된 자형이 바스락거리고 있었다.고엽제 환자인 자형의 말라서 드러난 핏줄은가랑잎에 도드라진 잎맥이었다.월남전 참전에서 한 잎 가랑잎으로 굴러서 끝내 병상까지 온경상도 가랑잎 한 장병문안 간 내게 기어코 일어나 그간 팽개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