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들 없을까. 인생의 한 페이지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사람. 칸칸의 마디를 넘겨도 페이지 속에 묻히지 않는, 인생이라는 책을 펼칠 때마다 자동으로 펼쳐지는 사람. 충분히 용서했어도 되살아나는 사람. 누군들 그 사람 때문에 힘든 적이 없을까.무자비하게 찾아오는 그 아찔함은 생의 허기를 더 도드라지게 한다. 나에게도 그런 사람 하나 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고 흘려보냈던 것을 애써 들춰내어 스산함을 자처한다. 왜 인간은 ‘돌아보는 맛’을 놓지 못하는가.조용미 시인은 인생의 여정에서 그 한 사람을 떠올린다. 아무리 용서를 서로 수박 나누듯 나눠 가졌다 해도 그것은 해결 나지 않는 일임을, 그것은 이 세계에서 덮이지 않는 사건임을 사무치게 선언한다. 증오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인연이라니. 이 어찌할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