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을 걷다/허정진길은 만남이고 소통이다. 인연을 만들고 세상을 만난다. 가고 오는 숨탄것들의 통로이고 울고 웃는 인생극장의 여백이다. 길목을 지나는 바람의 층계마다 사람 살아가던 시간과 풍경들이 시시각각 저장되어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와 숨결, 몸짓과 냄새들이다. 과거와 현재도, 미래와 영혼도 모두 길의 연장선상이고 삶의 여정이다. 하늘엔 새의 길이, 강에는 숭어의 길이 있다. 그대에겐 그대의 길이, 나에게는 나의 길이 있다.길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햇살이 따뜻한 곳을, 별빛이 반짝이는 곳을 연정으로 발걸음 하다가 오솔길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강물 흐르는 대로 구름에 달 가듯이 고독으로 걷다가 나그네 길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처음 가는 길에는 이름이 없다. 그냥 발자국이고 흔적일 뿐이다. 화석처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