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함, 그 끌림 / 박성희 눈이 가는 곳에 마음도 간다고 하지만 예외는 있게 마련이다. 어시장에서 만난 개복치가 그랬다. 오래된 어물전 귀퉁이에 내걸린 개복치의 사진은 좀 유난스러웠다. 평범한 생선의 대가리를 뚝 잘라놓은 듯한 외형에 몸의 끝부분엔 아래위로 뾰족한 지느러미가 뿔처럼 돋았다. 배지느러미도 없어서 얼핏 보면 생선이라기보다는 꼬리가 떨어져 나간 연 같았다. 배는 잿빛이 간간이 섞인 흰색에다 등허리는 푸른색이었다. 거대한 몸에 이목구비는 어쩌면 그리 오종종한지 기이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피부 만은 철갑처럼 견고해 보였다. 어설픈 생김새 때문에 개복치는 제대로 생선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름마저 귀한 대접과는 거리가 먼 물고기였다. 복어과 이면서 생선을 낮추어 부르는 치자를 단것도 서러운데 앞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