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적 생존기 / 문경희 각다분한 오늘을 언어의 춘추전국시대라 일컬어보랴. 자판기를 굴러나오는 캔음료처럼, 각양각색각미의 신어가 뚝딱뚝딱 창조된다. 귀로, 눈으로 채집되는 그것들은 막 잡아올린 생선처럼 내 안을 퍼덕거린다. 입보다는 SNS라는 소통의 창구에서 주로 애용되는 그들의 말맛은 새콤달콤쌉사레. 그것은 한때 청춘이었던 기성세대를 낡고 닳은 구시대의 유물쯤으로 규정지어버리는, 돌도 거뜬하게 소화시킬 MZ세대들의 입맛에서 비롯되었을지니. 나는 아주 가끔 그것들을 씹고 뜯고 맛보지만 피와 살로 체화하지는 못한다. 그들과 나 사이의 아뜩한 불능의 거리는 야릇한 자괴감으로 채워지기도 하나니. 목에 걸린 가시 같은 그들, 불편유발자를 겨냥하여 유치하게 꿰맞춘 '아무말대잔치'라 구어박아 보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