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 정서윤 저만치 걸어가던 어미가 다시 돌아온다. 낳아서 3주 동안 품고 있던 애를 내 품에 내어주고 직장으로 돌아가던 며느리였다. 와서는 누가 제 새끼를 빼앗기라도 한 것처럼 서러운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대더니 잠들어 있는 아기의 얼굴에다 종내는 눈물을 뿌리고 만다. 그런 어미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자 녀석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는 며느리의 안타까움을 지켜보기가 마음 아팠다. 보다 못한 내가 윽박지르듯 밀어냈다. "내가 잘 키울 테니 걱정 말고 얼른 가거라." 나도 새끼를 낳아 기른 어미인데 그 마음을 어찌 모르랴. 이제 겨우 돌아 나오는 젖을 가라앉히고 생이별하는 어미 심정이 오죽하랴 싶어 가슴이 메어져 온다. 내가 아무리 애지중지한다 한들 제 어미만 하겠으며 영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