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정용기 이미 생의 중반을 훌쩍 지나버린 거야.그러니까 수평이 무너진 거야. 엊그제까지는오른쪽에만 주로 무게추를 올려놓았던 거오른쪽만 따뜻한 아랫목에서 거두어왔다는 거너는 알기나 하는 거야?왼쪽을 늘 업신여기고 따돌려서 시르죽어 있었다는 거왼쪽은 그늘받이에서 눈칫밥 먹으며 견뎌왔던 거너는 알아챈 적이라도 있는 거야? 왼손으로는 이제 뒷주머니의 비밀도 꺼낼 수 없어.머리 위로 치켜들어 희망을 부를 수도 없어.차마 중심을 무너뜨릴 수 없어서 견뎌 왔던 결기가,왼쪽 견갑골에 숨어있던 저 질긴 울분이이제 기우뚱 트집을 잡는 거야, 파업에 든 거야. 한쪽을 보태거나 덜어내도 소용없어.오른쪽과 왼쪽은 애초에 연대보증을 섰으니갈아엎기 전에는 중심잡기 힘들어.우리 삶에 세월이 자비를 베풀지는 않는 거야.물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