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 박기옥 신문을 보니 미수(88세)를 맞은 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있는 남편을 위해 발장갑을 뜨고 있는 사진이 나와 있다. 남편의 발이 하루하루 차가워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뜨개질을 시작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연세 또한 가볍지 않으신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름 가득한 얼굴에 돋보기를 걸치고 남편을 위해 한 코씩 힘들게 뜨개질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에스키모인들의 풍습 하나를 떠올린다. 그들의 신발은 장화다. 추운 지방에서 발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그 폐쇄성 신발은 발목을 감싸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해변이나 빙설(氷雪), 진흙, 모래땅에서 매몰되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벗기다 불편하다. 일터에서 돌아온 남편의 발을 구두 속에서 뽑아내는 것은 아내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