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라는, 개의 이름 박해람 마당은 녹슨 철조망에 갇혀 있고 철조망은 냄새도 없이 썩는다 마당은 가장 낮은 곳의 넓이이고 천적의 식성으로 정원은 아름다웠다 허송세월이라면 마당만 한 곳이 없겠으나 개의 등에는 이제야 꽃이 피었다. 작약 꽃과 엉겅퀴, 개나리는 형량이 정해진 꽃. 개는 여러 명의 주인이 있겠지만 끈, 끈은 봄엔 초록으로 철조망을 넘다가 가을엔 누렇게 마른다 막론하고 개는 줄기식물과에 가깝다 저녁을 먹고 난 개의 배같이 둥그런 마당, 대문 하나가 오래 열리지 않았을 뿐인데 천적들과 훼방들이 무성하다 개가 몸을 털어낼 때마다 개나리와 살구꽃이 떨어졌다 겨울, 누렇게 털이 말라죽은 개를 본 적 있다 밥을 먹지 못한 개는 틈으로 번져나간다 세상의 풀씨들이란 개의 털에서 쏟아졌을 것이다 이 집에 살..